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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누룽지..



이 누룽지는 남은것.



집에 식은밥이 있었다.
이걸.. 또 안해먹고 뒀다간.. 썩어 없어질테고..
안되겠다 싶어서.. 손에 물좀 적셔서 밥을 후라이펜에 곱게폈다.
그리고 약한불에 서서히 구워나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노릇노릇한 "누룽지완성!!"

"할머니.. 누룽지 드릴까요? 밥상차릴까요?"

"누룽지? 좋지이~~"

할머니가 웃음 한가득 가지고 나오셨다.

"누룽지끓일때.. 들기름 두숟갈 넣어~ 그럼 참 구수해~"
"오~ 들기름이요~!"

작은 뚝빼기에 물을 받고.. 누룽지를 뜯어서 넣고..
들기름 두숟갈 넣었다.

그리고 보글보글 중간불로 오랜시간 좀 끓였다.

끓이는동안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하고
어느세 누룽지는 다 끓고..

할머니께 한상차려 갔다.

"아이고~ 가꼬왔나~"
"네~ ^^ "

할머니 연세가 80세가 넘으셨다.

그래도 왠지 어릴적 할머니와 함께 있었던 기억때문에 그럴까..
난 우리 할머니가 80세도 안되신것같은 느낌..

틀니도 끼우시고.. 식사를 하셨다.

"할머니 뭐 필요한거 없으세요?"
"딴건 아무것도~ 필요없어.. "

난 별루 밥생각없어서 안먹고 할머니랑 얘기하면서
김치를 젓가락으로 찢어서 먹기좋게 놔드렸다.

"어릴땐.. 할머니가 나 이렇게 해주셨는데.."

그냥 괜시리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할텐데.. 라는..
할머니 웃음 가득할때면 괜시리 기분좋은건
집안에 큰 어른이 계신다는 그 든든한 느낌 때문이랄까..

가족간에 대화가 없는 집은 아니었지만
할머니가 계심으로 인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지난 주말엔 새벽 3시까지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랑 대화를 했으니..

조용한 집에 큰어른이 계시니 이렇게 달라진다.

할머니 상 다 차려드리고 식사 다하시고 깨끗히 비우셨다.

오늘.. 오빠 어제 술해서 속쓰리다 했는데
밥도 못먹고 라면 먹는다고 한다.
괜시리 그것도 맘에 걸리네..

이럴때면 옆집까지도 안바래.. 그냥 옆동네에 살았음 좋겠다.
먹을꺼라도 해주게..
아님 저녁먹으로 울집으로와..라고 하고싶다..
웅.. =_=


ㅎ ㅏ.. 오늘 저녁 누룽지처럼 구수하게 마무리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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