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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 이야기

[펌글] 38번째 사람


'내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38번으로 저장된 사람과의 인연'

38번째 사람? 3번도 아니고 8번도 아니고 38번째라니! 자신의 핸드폰 단축번호 38번에
저장된 이가 누군지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개 커뮤니케이션 수단보다는 알람 시계로 기능하는 내 휴대폰을 꺼냈다. 나는 단축키를 1번대는 가족,
10번대는 친구, 20번대는 선배, 30번대는 후배, 40번대는 회사, 이런 식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난 내 기억력에 대해 겸손한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각 번호대당 4번까지밖에 저장하지 않는다.
즉, 38번은 내 핸드폰엔 단축키로는 저장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전체 리스트에서 가나다순으로 찾는 수밖에.
과연 누구일 것인가? 묘한 두근거림. 탐정소설에서 범인이 밝혀지기 직전의 심정, 혹시
예전 여자친구의 이름이라도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나, 둘... 서른여덟번째를 찾아서 버튼을 누르는 손이 살짝 긴장되어 있다. 그리고 나타난 이름.
아아, 이 선배라면 할 이야기는 하나 밖에 없지.

아직 휴대폰이 아닌 삐삐를 쓰던 시절의 에피소드다. 대학 1학년 시절, 룸메이트와 나는 같은 동아리에 속해 있었고,
우리의 하숙방은 매일같이 동아리 사람들의 숙소로 애용되고 있었다.
어느 날, 룸메이트가 야간 알바를 간 밤, 한 선배가 찾아왔다. 문제는 선배가 여자라는 것. 어쩔 수 없이 내 방을 내어주고
옆방에 가서 잠을 청하려고 했는데, 우리 방에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무심코 선배가 전화를 받았고,
잠시 뒤 한 발 늦은 나에게 수화기를 건넸다.
전화를 건 분은 바로 룸메이트의 아버지. 하필 이런 타이밍이라니! 룸메이트는 아침에나 들어올텐데 여자가
전화를 받았어! 전화를 받은 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결국, 여자친구 한 번 사귀어 본 적 없던 나는 졸지에,
'룸메이트가 없을 때 방에 여자를 끌어들이는 (미성년) 남자'가 되어버려 잠시 아버님의 걱정어린 설교를 들어야했다.
나중에 룸메이트가 이 오해를 풀어줬으리라 믿고 싶지만, 아직도 나를 놀릴 때 써먹고 있는 걸 보면 사실 의심스럽다.
물론 나도 아직 이렇게 써먹고 있지만. ^^



ps. 휴대폰이 없다거나 휴대폰엔 37명의 전화번호밖에 저장되어 있지 않다는 분은 어쩔 수 없지만,
'내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38번으로 저장된 사람과의 인연'!이라는 테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게 월간 샘터에서 부탁받은 테마인데, 원고가 채택되시는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될 지도 모릅니다.
:)
참여가 저조하면, 제가 원고료 받으려고 일부러 삭제한 것 아닌가 샘터 담당자분이 오해하실지도 모릅니다. ^^
(기한은 07/09/05까지!)

****


by Layner 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보고.. 흠.. 핸드폰을 뒤적여봤다
나도나도.. 핸드폰에 적어도 30번 이상의 사람은 있겠지... 란 생각
총 번호 95개다...
역시 많은 번호가 있진않다.. 하지만 이 번호도 연락하는 이들은 정해져 있던것.. 흠.. 씁쓸해~
이번엔 단축번호를 봤는데...

"털썩"

내 핸드폰엔 단축번호는 14번이 끝이다
흠... 이런... 씁쓸함이... 또 있을까.. ;;

자동으로 단축번호가 지정되지 않는 핸드폰이었어!!! =_=;; 원래 그랬던건가...
워낙 핸드폰기능에 길들여져있진 않다.. 흠.. 14번까지.. 가장 연락이 많은... 가족,친구,지인...

몰랐었네.. 이런 내 핸드폰의 솔직한 인간관계를 말이지.. 크큭.. ㅡㅡ;
아무튼.. 그래도 씁쓸해 ㅠ_ㅠ

하긴.. 번호찾을땐 가나다 순으로 찾기만했지 한번도 단축번호를 생각한적은 없다

나에게.. 38번째 인연은 ... 없네.. ^^; 이긍~
만약.. 자동으로... 단축번호가 지정됐다면..
과연 누가 나에게 있어 38번째 저장된 사람일까.. 참 궁금하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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