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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이야기

따뜻한 온기


낯선사람의 글을 보고 "참.. 그립다" 라고 생각이 드는건
나도 따뜻한 그의 손을 오랜만에 느끼고 싶은 것일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이 춥다고 하는데..
따뜻하게 핫초코나 한잔하면서 그리운 이를 생각해야겠다
다음주면 이제 나도 손안에 따뜻함을 느낄수 있으려나...^^




손이 따뜻한 사람.



간만에 만난 D와 함께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에, D가 슬쩍 나의 손을 잡았다. 물론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이긴 하지만, 우리가 거리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일은 흔치 않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조금 기분이 들떠 버렸다. 맨 손으로 한참을 다녔기 때문인지, D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손이 참 따뜻하네."

D가 내게 말했다. 아마도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손을 비비고, 입김을 불고, 주머니 속에서 손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썼다는 사실을. 아마도 '그녀' 와 연애를 하는 동안에 생긴 습관이 아닐까 싶은데, 손을 잡고 다니기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서 나는 늘 손을 따뜻하게 유지해야만 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녀의 손을 잡을 때면 가슴도 같이 서늘해 지곤 했지만, 차츰 나의 체온으로 녹아 가는 그녀의 손을 느낄 때면 왠지 모를 감동을 받곤 했다.

하지만, 거칠고 딱딱한 D의 손은 쉽게 따뜻해 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 손이 조금씩 식어 가는 것이었다. '그녀' 와 D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이제는 내 손이 따뜻하지 않아도, D의 손을 애써 따뜻하게 만들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 시절과는 사랑의 입장이 바뀌었으니 말이다. 내가 무작정 사랑을 하던, 그저 주기만 하던 그 시절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비비고, 입김을 불고, 주머니 속에서도 체온을 잃지 않으려 애를 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손을 잡으며 "손이 참 따뜻하네." 라고 말해 주는 D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일까? 이별 후에도 '손이 따뜻한 사람' 으로 기억 되고 싶어서일까?

글쎄.


- 은빛늑대님의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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